낚시꾼에게 있어 물고기만큼 좋은 미끼는 없다. 하지만 아무 물고기나 다 잘 무는 건 아니다. 먹이 습성상 입이 작은 어종보다는 입을 크게 벌릴 수 있는 대형 어종이 유리하다. 그런 면에서 잉어나 붕어는 최고의 미끼라 할 수 있다. 게다가 잡기도 쉽다. 일단 크기가 커서 눈에 잘 띄고 힘도 세서 손맛도 좋다. 또 민물고기 특유의 비린내가 없어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잔가시가 많아 먹기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긴 하다. 이어서 잉어의 효능과 먹는 방법, 보관 방법 까지 다 알아보자.
잉어 알아보기
중국에서는 귀한 손님이 오면 잉어요리를 대접한다고 한다. 심지어 황제에게도 진상될 정도로 최고급 요리로 손꼽힌다. 그럼 도대체 얼마나 맛있길래 그럴까?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직접 먹어봤다. 일단 비주얼은 합격점이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모양새가 먹음직스러웠다. 젓가락으로 살점을 떼어 입에 넣었다.
순간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튀어나왔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으며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생선 특유의 비린내도 전혀 없었다. 다만 가시가 많아서 먹기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아무튼 지금껏 먹어본 생선구이 중 단연 으뜸이었다. 만약 누군가 나에게 평생 딱 한 가지만 먹을 수 있다고 한다면 주저 없이 잉어를 선택할 것이다.
잉어 효능 탐구
1. 산후조리 및 모유 수유 촉진
산모에게는 출산 후 약해진 체력을 보충해주고 젖 분비를 촉진시켜주는 보양식이 필요하다. 이때 잉어만큼 좋은 식품이 없다. 동의보감에서는 잉어를 가리켜 '오장육부의 기운을 돋우고 뼈를 튼튼하게 해준다'고 기록되어 있다. 또 중국 명나라 이시진의 저서 본초강목에선 '잉어는 임산부의 보약 또는 태를 든든히 하는 약'이라고 적혀있다. 따라서 임신 전후 영양 섭취가 부족하다면 잉어탕을 먹는 것이 좋다. 단, 잉엇국을 끓일 때는 반드시 살아있는 싱싱한 잉어를 사용해야 한다. 그래야 비린내 없이 담백하고 깔끔한 맛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냉동 보관했다면 조리하기 전날 미리 꺼내 해동시켜야 한다. 그리고 냄비에 물 4컵 정도를 붓고 팔팔 끓으면 준비한 잉어를 넣는다. 이어 다진 마늘 반 큰술, 생강즙 약간, 소금 적당량을 넣어주면 된다. 마지막으로 대파 흰 뿌리 하나를 어슷썰기 하여 넣으면 비린 맛 제거에 도움이 된다. 이렇게 푹 고아낸 국물을 마시면 기력 회복에 탁월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참고로 잉어는 성질이 차기 때문에 몸이 찬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
2. 빈혈 예방 및 개선
철분 결핍성 빈혈은 혈액 내 헤모글로빈 수치가 정상치보다 낮아지는 질환이다. 주로 체내 산소 공급량이 감소하여 어지럼증 증상이 나타난다. 심할 경우 호흡곤란 증세까지 나타날 수 있다. 이럴 땐 철분 함량이 높은 음식을 꾸준히 섭취하면 좋은데 생선류 중엔 잉어가 으뜸이다. 일반 어류에 비해 무려 10배가량 높기 때문이다. 더불어 비타민B12 성분도 풍부해 적혈구 생산 능력을 향상시키고 조혈작용을 돕는다. 그러므로 평소 어지러움을 자주 느낀다면 잉어찜을 추천한다. 다만 지질 함량이 다소 높다는 단점이 있으니 과다 섭취는 삼가야 한다.
3. 이뇨 작용 및 부종 완화
소변 배출이 원활하지 못하면 노폐물이 쌓여 각종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더군다나 신장 기능이 저하되면 부종이 생길 수도 있다. 보통 얼굴이나 손발이 붓는 형태로 나타나는데 심하면 전신으로까지 퍼진다. 다행히 잉어는 이뇨 작용을 활발하게 도와주기 때문에 부기 빼는데 제격이다. 아울러 단백질 함유량이 높아서 다이어트 식단으로도 손색없다. 물론 열량이 낮지 않기 때문에 과식은 금물이다. 대신 밥 양을 줄이고 채소 반찬을 곁들이면 보다 건강하게 즐길 수 있다.
4. 피부 미용 및 노화 방지
나이가 들수록 주름이 깊어지고 탄력이 떨어지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렇지만 조금이라도 늦추고 싶은 마음은 모두 같을 것이다. 더구나 외모 관리에 신경 쓰는 젊은 층에겐 여간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다행스럽게도 잉어에는 콜라겐 합성을 돕는 아미노산과 불포화지방산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덕분에 피부 재생 속도를 높이고 세포 손상을 막아줘서 탱탱한 피부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외에도 항산화 물질인 비타민E가 활성산소를 제거해주어 노화방지에 효과적이다.
5. 고혈압 및 동맥경화 예방
현대인의 잘못된 식습관과 생활습관 탓에 혈관질환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심혈관 질환은 생명과도 직결될 만큼 위험하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우선 혈압 조절을 통해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등 심각한 합병증을 막아야 한다. 그러려면 나트륨 섭취량을 줄여야 하는데 저염식으로는 잉어만한 게 없다. 칼륨이 풍부해 혈중 나트륨 농도를 낮춰줄 뿐만 아니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도 좋기 때문이다.
잉어 보관법
낚시꾼들 사이에서는 물고기를 잡으면 곧바로 집으로 가져가지 않고 며칠 동안 물속에 놔뒀다가 가져가는 전통이 있다. 이른바 '잉어 보관법'인데 이렇게 하면 살이 단단해지고 육질이 쫄깃해져서 맛있다고 한다. 그럼 대체 얼마나 오랫동안 담가둬야 할까? 보통 1주일 정도면 충분하다고 하는데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만약 수온이 낮은 겨울이라면 좀 더 길게 잡아도 된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반드시 살아있는 상태여야 한다는 것이다. 죽은 지 오래된 생선은 비린내가 심하고 쉽게 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잡은 즉시 비늘을 제거하고 내장을 빼낸 다음 깨끗한 물에 씻어줘야 한다. 그리고 나서 비닐봉지에 담아 공기를 최대한 뺀 후 밀봉하면 된다. 참고로 민물고기는 바닷물과는 달리 염분이 없기 때문에 굳이 소금간을 하지 않아도 된다.
잉어 먹는법
중국에서는 보양식으로 잉어를 즐겨 먹는다. 보통 찜이나 탕으로 먹는데 조리법이 다양하다는 특징이 있다. 먼저 비늘을 벗긴 다음 내장을 제거하고 깨끗이 씻는다. 그리고 냄비에 물을 붓고 생강, 마늘, 파뿌리, 소금, 후추가루 약간을 넣어 끓인다. 이때 잉어 뱃속에 찹쌀과 대추, 밤, 은행, 인삼 등을 채워 넣는다.
이렇게 준비한 잉어를 끓는 물에 넣은 뒤 약 30분 정도 푹 익힌다. 마지막으로 국물 위에 뜬 기름을 걷어내고 그릇에 담아내면 된다. 참고로 잉어탕은 산후조리용으로 좋다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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